2019년 2월, 더크로스(THE CROSS)의 보컬 김혁건(KIM HYUK GUN)은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응용예술학과(실용음악전공)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학위 논문 「횡격막 마비군과 비마비군을 통한 복식호흡과 발성법 연구」는 288쪽 분량으로, 복식호흡이 고음 발성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실험으로 확인한 연구입니다.
이 글은 실용음악과에서 노래하는 학생을 위해 이 논문의 질문과 대상, 방법과 결론을 한 번에 정리하고, 앞으로 이어질 24편 연재의 지도를 펼칩니다. 연재는 편마다 김혁건이 강의한 보컬강좌 한 편을 함께 봅니다. 시즌1 8편과 시즌2 16편, 모두 24편입니다.
01.노래하는 사람이 쓴 발성 논문
이 논문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자기 발성의 원리를 실험으로 확인한 연구입니다. 연구자는 2003년 'Don't Cry'로 데뷔한 록 보컬이고, 실험의 가창 교육에는 그가 직접 만든 '크로스 김혁건 보컬강좌' 영상 24편이 쓰였습니다.
연구는 경희대학교 산학협력단·연구처 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의 승인(과제번호 KHSIRB-17-047)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는 연구의 목적과 절차, 방법을 설명받고 스스로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만 동의서를 받아 선정했고, 언제든 동의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안내받았습니다. 논문은 참여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기호로만 적었습니다.
실험은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8개월 동안 이어졌습니다.
02.논문의 여섯 장
논문은 여섯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연재가 어느 장을 몇 편에서 읽는지 먼저 정리합니다.
| 장 | 제목 | 인쇄 쪽 | 연재 |
|---|---|---|---|
| I | 서론 — 연구문제·연구모형·대상·방법·용어 | 1–42 | 1편 |
| II | 척수손상으로 인한 횡격막 마비 | 43–62 | 1편(연구 배경) |
| III | 과학적 발성법 — 호흡·발성기관·공명기관·발성법 | 63–124 | 2~18편 |
| IV | 호흡재활과 가창훈련 — 3절 '호흡재활과 발성교육' | 125–181 | 7·10~13·16·19~23편 |
| V | 연구실험 및 결과 | 182–217 | 24편 |
| VI | 결론 및 논의 | 218–221 | 1편 |
II장은 연구 대상인 횡격막 마비군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입니다. 논문은 횡격막이 경추 3~5번에서 나오는 횡격막 신경의 지배를 받고, 정상인의 호흡에서 흡입 기능의 70%를 담당한다고 정리합니다. 노래하는 학생에게 닿는 문장도 있습니다. 논문은 횡격막이 성대의 기능을 도와서, 횡격막을 잘 쓸수록 성대가 피로를 덜 느끼고 소리를 오래 유지하고 지탱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IV장의 앞부분은 호흡재활의 개념과 유형을 연구 배경으로 정리합니다. 이 연재는 그 부분을 따로 다루지 않고, 3절 '호흡재활과 발성교육'에 실린 자세·바른호흡·버팀·피치·비성·공명·연습방법을 노래 연습의 관점에서 읽습니다.
03.연구가 던진 두 가지 질문
노래하는 학생이 늘 듣는 말 — "배로 숨 쉬어라" — 은 이 논문의 질문과 바로 닿아 있습니다. 복식호흡은 정말 고음에 도움이 되는가. 논문은 이를 두 가지 질문으로 나눴습니다.
| 연구문제 | 질문 | 측정한 것 |
|---|---|---|
| Ⓐ | 가창·호흡 훈련은 폐활량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가? | 흡기량·호기량 |
| Ⓑ | 강제적 복부 압박(배를 눌러 만드는 복식호흡)은 음역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가? | 음역(튜너로 측정) |
연구모형은 단순합니다. 훈련 전에 숨의 양과 음역을 재고, 훈련 뒤에 같은 도구로 다시 재어 비교합니다. 논문은 이 밖에 음역 확장과 함께 일상 지표를 묻는 세 번째 질문도 두었는데, 이 연재는 노래 연습에 필요한 호흡·음역 결과를 중심으로 읽습니다.
연구의 목적에 대해 논문은 이렇게 적습니다. 횡격막 마비군이 스스로 호흡하며 발성할 때와 강제적으로 복식호흡을 하며 발성할 때의 음역을 재어, 복식호흡이 고음 발성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측정하고, 성대를 조절하는 가창 교육 전후의 음역 변화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그 바탕에는 횡격막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이 있습니다. 우리는 의식하지 않고 숨을 쉬지만 숨의 속도를 조절하거나 숨을 멈출 수 있으므로, 횡격막은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수의근이며 훈련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04.여덟 명, 네 묶음
논문은 복식호흡을 스스로 할 수 없는 사람과 할 수 있는 사람, 두 집단을 나란히 세웠습니다.
| 집단 | 인원 | 구성 | 특징 |
|---|---|---|---|
| 횡격막 마비군 | 4명 | 가창 전공 2 · 비전공 2 | 척수손상으로 횡격막을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 능동적 복식호흡이 불가능한 집단(발병 2년 이상) |
| 비마비군 | 4명 | 가창 전공 2 · 비전공 2 | 복식호흡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집단 |
횡격막 마비군은 배에 힘을 줄 수 없기 때문에, 바깥에서 배를 눌러 횡격막을 밀어 올리는 '수동적 복식호흡'의 효과를 따로 볼 수 있습니다. 논문은 이 방법으로 파사지오 구간에서 배의 압력이 발성에 주는 영향을 측정했습니다. 발병 2년이 안 된 사람은 자연 회복이라는 변수를 줄이기 위해 대상에서 뺐습니다.
05.세 가지 훈련과 열 번의 수업
실험 프로그램은 세 가지로 이루어졌습니다.
- 앰부백 호흡훈련 — 스스로 최대한 숨을 들이마신 뒤, 500cc 수동식 인공호흡기(앰부백)로 공기를 더 넣어 폐를 넓히는 훈련.
- 강제적 복부 압박 — 두 손으로 배를 강하게 눌러 횡격막을 밀어 올리는 수동적 복식호흡. 비마비군은 반사적으로 배 근육이 버텨서 이 방법을 쓸 수 없었고, 횡격막 마비군에게만 적용했습니다.
- 가창훈련 — 호흡과 발성을 중심으로 한 수업. 목표는 횡격막과 성대의 힘의 균형으로 저음과 고음의 연결 구간인 파사지오에서 고음을 이어 가는 것이었습니다.
가창훈련은 가창 비전공자에게 10회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수업은 '크로스 김혁건 보컬강좌' 24편을 함께 보고, 따라 연습하고, 피드백을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논문 표5를 학생이 쓰기 좋게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회차 | 목표 | 강좌(번호 · 주제) |
|---|---|---|
| 1 | 발성의 기본 이해 · 사전 측정 | 1-1 올바른 복식호흡·발성연습 · 2-4 기초 발성연습법 |
| 2 | 두성과 흉성 | 1-2 두성·성대접지·믹스보이스 · 1-3 공명·두성·흉성 · 1-6 흉성 발성법·흉식호흡 |
| 3 | 발성 테크닉 | 1-4 바이브레이션·비브라토 · 1-5 파사지오·버팀·피치·공명 |
| 4 | 비성 · 발음 교정 | 2-3 비성 내는 법 · 2-5 발음 교정법 |
| 5 | 발성과 호흡의 다음 단계 | 1-8 두성·흉성 연결 · 2-6 복식호흡법 |
| 6 | 보컬 테크닉 | 1-7 버팀·톤 조절 · 2-8 비브라토 연습법 |
| 7 | 보컬 테크닉 | 2-9 진성 · 2-10 가성·팔세토 · 2-11 반가성·믹스보이스·성대접지 |
| 8 | 창법 이해 | 2-12 공명·음역 높이기 · 2-13 저음 · 2-14 중저음 |
| 9 | 음역 높이기 | 2-15 고음 올리는 법 · 2-16 샤우트 창법 |
| 10 | 종합·복습 · 사후 측정 | 2-4 기초 발성 · 2-11 성대접지 · 2-15 고음 |
자료: 김혁건(2019) 표5 '발성교육 프로그램 및 학습 내용'을 재구성. 2~9회차에는 앰부백 호흡훈련을 함께 했습니다. 표의 링크는 논문이 인용한 판(2012년 12월 다시 올린 판)입니다.
측정은 훈련 1회차와 10회차에 같은 도구로 했습니다. 내쉬는 숨은 피크플로우미터(최대 호기 유속 측정기)로, 들이쉬는 숨은 700cc·1300cc·1900cc 세 단계 흡기량 측정기로, 음역은 튜너로 쟀습니다. 튜너는 소리를 내면 해당 음정과 그 높낮이를 수치로 보여 줍니다.
음 이름은 과학적 음높이 표기법(SPN)을 따라 피아노 가운데 도(C4)를 '2옥타브 도', C5를 '3옥타브 도'로 불렀습니다.
06.논문이 확인한 것
논문이 보고한 결과는 세 가지로 모입니다(집단 결과).
- 숨이 늘었다. 10회 가창·호흡 훈련을 받은 비전공자 4명(두 집단 각 2명) 모두 흡기량과 호기량이 늘었고, 논문은 훈련 전후 호흡량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했다고 보고했습니다.
- 복부 압박이 음역을 넓혔다. 횡격막 마비군은 배를 눌러 만든 수동적 복식호흡으로 음역이 넓어졌습니다. 가창·호흡 훈련 뒤에는 스스로 하는 호흡에서도 음폭이 넓어졌고, 비마비군 역시 훈련으로 음역이 넓어졌습니다. 변화는 가창 비전공자 쪽이 더 컸습니다.
- 힘이 균형을 잃으면 음이 이탈한다. 내쉬는 힘이 지나치게 강한데 성대를 닫아 주는 힘이 모자라면 음 이탈이 생겼습니다. 숨만 세게 미는 것으로는 고음이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로써 논문은 복식호흡이 파사지오 구간을 넘는 중요한 요인이었음을 확인했고, 호흡근인 횡격막과 성대의 힘이 균형을 이룰 때 파사지오 구간에서 고음 진행과 공명이 가능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논문은 연구 대상이 8명이어서 보편적인 결과를 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함께 밝혔습니다. 숫자로 본 결과는 24편 · 연습 루틴과 실험 결과에서 집단 값으로 정리합니다.
07.이 연재를 연습에 쓰는 법
논문이 실험에 쓴 순서를 그대로 연습 순서로 쓸 수 있습니다.
- 시작 전에 내 음역을 적어 둔다. 튜너 앱으로 편하게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음과 가장 높은 음을 SPN 표기(예: C5 = 3옥타브 도)로 기록합니다. 논문처럼 '전'을 재어 두어야 '후'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 열 번을 한 바퀴로 잡는다. 05절 표의 회차 순서대로 강좌 영상을 보고 따라 합니다. 마지막 10회차는 복습과 다시 재기입니다.
- 숨과 성대를 함께 본다. 06절의 음 이탈 결과처럼, 고음은 숨의 세기와 성대를 닫는 힘이 맞을 때 납니다. 2~4편(호흡)과 5·6편(성대와 횡격막의 균형)에서 이 균형을 자세히 다룹니다.
앰부백 호흡훈련과 강제적 복부 압박은 연구윤리 심의를 거친 실험 절차로 진행한 것입니다. 혼자 따라 하는 연습법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이 편에서 함께 볼 강좌는 시즌1 5화 '가창 테크닉'입니다. 강좌 설명에는 버팀(억제된 내쉬기), 피치, 소리의 삼박자(호흡·성대·공명), 비브라토, 빠사지오가 한 편에 묶여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가 연재 어디에 나오는지 짚어 두면 연재의 지도가 됩니다.
| 강좌가 다룬 것 | 연재 |
|---|---|
| 소리의 삼박자 — 호흡 · 성대 · 공명 | 2~4편 · 5~8편 · 9~11편 |
| 비브라토 | 15·16편 |
| 빠사지오(파사지오) | 17·18편 |
| 버팀 | 20편 |
| 피치 | 21편 |
08.연재 24편 안내와 다시 보기
| 편 | 주제 | 논문 범위(인쇄 쪽) | 함께 보는 강좌 |
|---|---|---|---|
| 1 | 연구 소개 (이 글) | 1–42 · 218–221 | 시즌1 5화 가창 테크닉 |
| 2 | 발성의 이해와 호흡의 역할 | 63–66 | 시즌1 1화 호흡법 |
| 3 | 흉식·늑골·복식호흡 | 66–69 | 시즌2 6화 복식호흡법 |
| 4 | 폐·횡격막·호흡근 | 70–81 | 시즌1 6화 흉성발성법 |
| 5 | 후두와 성대 | 82–88 | 시즌1 2화 두성법 |
| 6 | 성대와 횡격막의 힘의 균형 | 88–92 | 시즌2 7화 목에힘빼기 |
| 7 | 진성 — 성대를 붙여 내는 소리 | 23–29 · 88–89 · 176 | 시즌2 9화 진성 |
| 8 | 가성과 성구 | 23–29 · 116–122 | 시즌2 10화 가성 |
| 9 | 공명기관 — 구강·연구개·인두강 | 92–98 | 시즌1 3화 공명공간과 쓰임새 |
| 10 | 비강·부비강과 비성의 활용 | 95–99 · 161–162 | 시즌2 3화 비성 |
| 11 | 공명방법 | 163–164 | 시즌2 12화 공명 |
| 12 | 흉성 — 혀뿌리 내리기·연구개 들기 | 174 · 177 | 시즌2 1화 흉성 |
| 13 | 두성 — 밝은 '에'와 마스께라 | 23–29 · 175 | 시즌2 2화 두성 |
| 14 | 벨칸토에서 근대 과학적 발성법까지 | 100–112 | 시즌1 8화 두성 흉성 연결 |
| 15 | 비브라토의 원리 | 113 | 시즌1 4화 바이브레이션 비브라토 |
| 16 | 비브라토 연습과 돌려내기 | 113 · 176 | 시즌2 8화 바이브레이션 |
| 17 | 파사지오 — 성종에 따른 전환 구간 | 114–122 | 시즌2 11화 반가성 |
| 18 | 고음과 아포지오 | 123–124 | 시즌2 15화 고음 |
| 19 | 자세와 바른호흡 | 146–156 | 시즌2 14화 중저음 |
| 20 | 버팀 | 157–158 | 시즌1 7화 버팀과 톤조절 |
| 21 | 피치·음역·음정 연습 | 159–160 · 164–169 · 174 | 시즌2 13화 저음 |
| 22 | 발음 — 자음과 모음 | 178–179 | 시즌2 5화 발음교정법 |
| 23 | 호흡으로 노래하라 — 그 밖의 발성교육 요소 | 170–175 | 시즌2 16화 샤우트창법 |
| 24 | 연습 루틴과 실험 결과 | 182–217 | 시즌2 4화 발성연습법 |
다음 편은 2편 · 발성의 이해와 호흡의 역할입니다. 김혁건의 목소리와 레퍼토리는 김혁건의 목소리: 3옥타브 고음과 하드록의 뿌리에, 그가 걸어온 길은 김혁건 공식 프로필에 있습니다. 보컬강좌 전편은 뮤토리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무대에서 3옥타브를 넘나들던 가수가 그 소리의 원리를 숫자로 확인하려 한 기록 — 그 첫 장을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