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더크로스(THE CROSS)의 보컬 김혁건(KIM HYUK GUN)은 박사 논문의 '발성법' 장을 벨칸토에서 시작했습니다. 벨칸토는 과학적 연구가 발달하기 전의 발성법이어서 지금처럼 기술이 정리되어 있지는 않지만, 발성 훈련법의 기초로서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 논문의 설명입니다.
이 글은 연재 열네 번째 편으로, 벨칸토와 근대 과학적 발성법의 흐름에서 실용음악 보컬이 연습에 가져올 수 있는 것 — 자세, 아포지오, 모음, 레가토 — 을 정리했습니다.
01.'아름다운 노래'의 시작
논문에 따르면 벨칸토(bel canto)는 Bella와 Canto를 합친 말로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입니다. 발성법의 기원은 4세기 무렵 교회 예배 음악을 부르던 성악가들의 훈련에서 찾을 수 있고, 그 가운데 벨칸토는 17~18세기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성악 기법으로 가장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맑고 아름다운 음성, 치밀한 강약 조절, 유연한 선율 표현(레가토), 화려한 기교가 특징입니다.
| 시기 | 논문이 정리한 흐름 |
|---|---|
| 15세기 이전 | 음악의 대부분이 성악 중심 |
| 16세기 | 성악적 장식이 강해지고, 선율과 가사가 밀접해진다 |
| 17세기 | 오페라·오라토리오·칸타타의 전성기. 극적인 대본과 커진 오케스트라 속에서 가수의 가창력이 높아진다 |
| 19세기 | 벨칸토 창법으로 확립. 대표 작곡가 롯시니·벨리니·도니젯티 |
| 그 뒤 | 베르디·푸치니를 거치며 더 큰 성량과 극적 표현이 요구되지만, 오페라에서는 여전히 발성의 기본이자 이상으로 여겨진다 |
오케스트라가 커진 것이 가수의 발성 능력을 끌어올렸습니다. 음향 시설이 제한적이던 시대에 오케스트라에 목소리가 묻히지 않고 관객에게까지 멀리 닿으려면 자유로운 발성과 풍부한 표현 능력이 필요했다고 논문은 설명합니다. 체계적인 교수법의 부재, 기악 음악의 발달, 카스트라토의 소멸, 산업혁명 이후의 과학적 접근 같은 여러 이유로 벨칸토는 쇠퇴했지만, 그 오랜 역사는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논문은 적습니다.
02.벨칸토의 네 가지 특성
벨칸토 오페라의 대표 작곡가 롯시니는 1858년 파리의 국제회의에서 벨칸토 가수의 조건을 셋으로 꼽았습니다. 전체 음역에서 아름답고 자유로운 목소리, 노력 없이 화려한 기교를 소화할 만큼의 훈련, 그리고 이탈리아 명가수의 노래로 배운 탁월한 창법을 몸에 익히는 것입니다. 논문은 이 조건이 당시의 발성 교육이 과학 이전이라 경험에 기댈 수밖에 없었음을 보여 준다고 덧붙입니다.
이론으로 정리한 벨칸토의 특성은 넷입니다.
| 벨칸토의 특성 | 연재에서 |
|---|---|
| 자연스러운 복식호흡 | 3편 · 흉식·늑골·복식호흡 |
| 모음의 음질 | 이 글 05절 |
| 흉성구·중성구·두성구의 자연스러운 연결 | 8편 · 가성과 성구, 17편 · 파사지오 |
| 좋은 공명을 위한 비강·부비강 공명 | 10편 · 비강·부비강과 비성의 활용 |
벨칸토의 철학은 미적 원리와 자연 법칙의 조화 — 발성기관이 자연의 법칙에 맞게 움직일 때 목소리가 자유로워진다는 것 — 이라고 논문은 정리합니다. 그래서 벨칸토는 알맞고 자연스러운 호흡과 근육의 조절로 얻는 맑고 풍부한 공명, 넓은 음역, 탄력 있는 강약 조절과 유연한 레가토를 강조합니다.
레가토로 가는 훈련의 기본은 논문 표13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 훈련 | 내용 |
|---|---|
| 모음 순화 | 명료하고 순수한 모음으로 안정된 음질을 유지. 혀의 적절한 위치로 모음을 또렷하게. 목소리의 내구성 향상 |
| 공명 | 벨칸토 발성의 첫째 목적. 뒤쪽 인두와 비인두를 제1 공명강으로, 그 크기와 모양을 바꿔 진동수를 바꾼다 |
| 음계의 확장 | 한 음에서 3음, 5음으로 천천히 넓혀 간다. 음질이 안정되면 레가토로 확장 |
| 레가토 | 공명강의 흐름을 유연하게 이어 선율을 부드럽게 움직인다 |
자료: 김혁건(2019) 표13 '레가토 발성훈련의 기본'을 재구성. 당시에는 과학적 연구가 없어서, 레가토 훈련은 음을 듣고 그 이미지와 느낌을 떠올리며 귀로 경험하고 분석하는 경험적·심리적 방식이 중심이었다고 논문은 적습니다.
03.훈련 순서 ① 자세교정
벨칸토 훈련은 자세에서 출발합니다. 중심은 머리·어깨·가슴의 정렬입니다. 논문이 정리한 벽을 이용한 자세 연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부위 | 자세 |
|---|---|
| 머리 | 몸을 이완한 채 어깨·귀·척추가 수직이 되게. 뒷머리 가운데를 벽에 대고 턱이 들리지 않게. 얼굴은 정면 |
| 어깨 | 수평을 유지하고, 양옆을 몸 뒤쪽으로 살짝 젖힌다 |
| 가슴 | 흉골을 약간 들어 가슴 공간을 넓힌다 |
| 허리 | 굽은 공간을 벽에 가급적 붙인다 |
| 발·무릎 | 발은 어깨너비, 무게는 양발의 발가락과 뒤꿈치에 고르게. 무릎은 살짝 앞을 향해 풀어 둔다 |
이 정렬은 서 있을 때나 앉아 있을 때나 소리를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되고, 발성하는 동안에도 유지해야 한다고 논문은 적습니다. 자세는 19편에서 다시 다룹니다.
04.훈련 순서 ② 아포지오 호흡훈련
가창에서는 특히 복식호흡이 중요하다고 논문은 적습니다. 복식호흡으로 후두를 낮게 내려 발성을 안정시키고, 늑골 아랫부분까지 넓히고 횡격막을 밀어 공기가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 호흡 압력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벨칸토에서 숨을 다스리는 방법은 아포지오(appoggio) 훈련입니다. 아포지오는 '지지', '받침대', '기둥'이라는 뜻으로, 성대와 날숨의 관계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11편의 공명 다섯 단계에서 "내보내는 힘과 잡으려는 힘의 균형"이라고 부른 바로 그것입니다.
- 흉곽을 넓히고 복식호흡으로 길고 편안하게 들숨과 날숨을 반복한다.
- 숨을 들이쉰 뒤 위아래 앞니를 마주 닿게 하고, 마찰음 's~'를 길게 낸다.
- 이때 숨을 고르게 유지하고, 아랫배와 윗배를 안으로 끌어들이거나 밖으로 밀어내지 않는다.
- 숨을 고르게 내보내는 동안 치골 부근과 배꼽, 흉골 사이의 자세를 바르게 유지한다.
아포지오가 파사지오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는 18편 · 고음과 아포지오에서 이어집니다.
05.훈련 순서 ③ 모음 변형과 메사 디 보체
벨칸토 발성훈련에서 성구 전환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훈련은 두 가지입니다.
모음 변형. 음이 올라갈수록 자연스럽게 입을 벌리고 턱을 내려 목을 열고, 이탈리아어의 기본 모음(아·에·이·오·우)을 포함한 모든 모음을 경구개에서 한 가지 포지션으로 '덮어(커버, 이탈리아어 coperto)' 부르는 훈련입니다. 모음마다 공명이 조금씩 달라서, 한 모음이라도 커버하지 못하면 호흡과 공명의 연결이 끊어진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파사지오에서는 턱을 더 떨어뜨려 조음기관을 풀고 모음을 바꿉니다. 이 방식은 후두를 낮게 고정해 음색과 공명을 강화하고, 일관된 소리를 유지하게 합니다.
논문은 여기에 주의를 붙입니다. 무조건 후두를 낮추고 강한 소리를 내면 피치 브레이크로 이어지고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리를 띄워서 내는 방법으로 성대의 부담을 줄이고 고음을 비교적 쉽게 내도록 지도한다고 적습니다.
메사 디 보체(messa di voce). 바람이 새는 듯한 가성화된 소리(기식성 발성)로, 지나치게 높지 않은 한 음을 같은 높이로 유지하면서, 여리게(피아노) 시작해 세게(포르테)까지 소리를 점점 키우는 훈련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가 흔들리거나 멈추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06.진동의 감각에서 과학으로
벨칸토 시대에는 낮은 울림을 '충만한 목소리(voce di piena)'·'가슴에서 나는 소리(voce di petto)', 높은 울림을 '머리에서 나는 소리(voce di testa)'라 불렀습니다. 진성과 가성의 음질 차이는 알았지만, 노래하며 느끼는 감각을 부를 말이 발달하지 못해 '진동의 감각으로 하는 노래'라는 지도법이 중심이었다고 논문은 설명합니다. 진동의 감각에 기대다 보니 성구를 바르게 잇는 법을 가르치기 어려웠고, 모든 창법을 익히는 데 최소 6~7년이 걸렸습니다. 이 시간을 줄이려는 시도가 가르시아를 중심으로 한 과학적 연구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과학적 발성법은 경험과 느낌 대신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발성기관을 조정해, 짧은 시간에 최대한의 훈련 효과를 끌어내려는 발성법입니다.
| 시기 | 인물 | 한 일 |
|---|---|---|
| 1741년 | 페라인(프랑스 내과의사) | 성대 연구 논문으로 목소리의 생성을 처음 과학적으로 분석 |
| 1834년 | 만슈타인(음성학자) | 이탈리아 고전 발성법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책 |
| 19세기 | 가르시아(1805–1906) | 두 개의 거울로 가수의 입안과 성대를 보는 후두경을 발명. '소리의 전방 배치', '비강 공명', '브레스 컨트롤' 같은 개념을 낳음 |
후두경으로 소리를 내는 기관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되면서 성악 교육은 새 시대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논문이 소개하는 결말이 흥미롭습니다. 성악가이기도 했던 가르시아는 과학적 발성법에 치우칠 때의 문제를 보고, 1894년 자신의 과학적 발성법 연구 결과를 거두어들였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호흡이 발성법의 기본이 되어야 하며, 후두와 구개가 스스로 조정하도록 자연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논문은 이를 목소리 훈련에서 심리적 요소를 강조한 것으로 보는 해석을 소개합니다. 노래할 때 편안해야 하고, 그 편안함을 바탕으로 목소리의 힘이 커지고 음역이 넓어지며 자유로움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07.오늘의 연습
논문과 강좌가 짚은 점을 연습할 때 확인할 항목으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 벽 자세 — 03절 표대로 벽에 등·엉덩이·뒷머리를 대고 서서, 턱이 들리지 않게 정렬을 유지합니다(논문 인쇄 p.107).
- 's~' 아포지오 — 04절 순서로 앞니를 맞대고 's~'를 길게 냅니다. 배를 끌어들이거나 밀어내지 않고 숨이 처음부터 끝까지 고르게 유지되는지 봅니다(논문 인쇄 p.107–108).
- 메사 디 보체 — 가성화된 기식성 발성으로, 지나치게 높지 않은 한 음을 여리게 시작해 세게까지 키웁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가 흔들리거나 멈추지 않게 합니다(논문 인쇄 p.109).
- 음계 확장 — 한 음 → 3음 → 5음 순서로 천천히, 음질이 안정되면 레가토로 넓혀 갑니다(표13, 논문 인쇄 p.105).
이 편에서 함께 볼 강좌는 시즌1 8화 '두성 흉성 연결'입니다. 벨칸토의 역사를 다룬 강좌는 없어서, 벨칸토 특성의 셋째 줄 — 흉성구·중성구·두성구의 연결 — 을 다룬 강좌를 함께 봅니다. 강좌 설명에는 밝은 모음(에·이)으로 어두운 모음을 밝게 내기, 구강·두강 혼합, 성대 스타카토가 적혀 있습니다.
08.다시 보기
밝은 모음과 마스께라는 13편 · 두성에, 벨칸토 장의 마지막 절인 비브라토는 15편 · 비브라토의 원리에 이어집니다. 김혁건이 셀린 디온과 안드레아 보첼리의 듀엣곡 'The Prayer'를 부른 무대는 김혁건과 박기영의 'The Prayer': '불후의 명곡' 2017 신년 특집 우승에 있습니다.
과학으로 원리를 알고, 몸으로는 자연스럽게 — 400년 된 발성법이 지금 연습실에 남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