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더크로스(THE CROSS)의 보컬 김혁건(KIM HYUK GUN)은 박사 논문에서 숨을 움직이는 기관을 인체 해부 모형으로 직접 촬영해 보여 주었습니다. 논문은 그 이유를 이렇게 적습니다. 해부 모형이 발성에 관여하는 신체기관, 특히 횡격막과 호흡근의 기능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이 글은 연재 네 번째 편으로, 3편에서 나눈 세 가지 숨의 바탕인 폐·횡격막·호흡근의 구조와 원리를 정리했습니다.
01.쉬는 숨과 소리 내는 숨
논문은 호흡을 두 가지로 나눕니다.
| 안정 시 호흡 | 발성 시 호흡 | |
|---|---|---|
| 목적 | 생명 유지 — 가스 교환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 음성 에너지를 만드는 일과 가스 교환이 함께 일어난다 |
| 들숨 | 들숨 근육의 활동 | 짧고 빠르게 |
| 날숨 | 폐의 탄력, 가슴우리의 무게, 횡격막의 이완으로 수동적으로 일어난다 | 조절하며 서서히 |
호흡은 자동으로 일어나는 몸의 기능이지만, 논문은 발성을 위해서는 호흡을 조절해야 하며 이것이 영아기부터 익혀야 하는 복잡한 기능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들숨과 날숨의 안정성과 조절이 발성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적습니다. 기본적인 호흡의 수준과, 발성하는 동안 안정된 들숨과 날숨을 이어 갈 수 있느냐에 따라 목소리 전체의 질과 명료도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02.짧게 들이쉬고 서서히 내보낸다
말하거나 노래할 때의 숨은 쉴 때의 숨과 다릅니다. 논문은 사람이 소리를 낼 때 "날숨 시간에 비해 극히 짧은 들숨 시간"을 가진다고 설명합니다. 짧은 시간에 재빨리 공기를 들이쉬고, 그 공기를 조절하면서 서서히 내보내며 자연스럽게 소리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논문은 이 숨이 어떻게 자라는지도 짚습니다. 사람은 태어난 뒤 가로막(횡격막) 호흡으로 숨을 쉬기 시작하고, 자라면서 목 주변 근육이 발달해 어깨와 목 사이에 공간이 생기고 가슴우리가 점차 내려가며 넓어집니다. 그래서 발성할 때 충분한 들숨과 날숨을 알맞게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필요에 따라 절제된 양의 날숨을 내보내며 성대를 진동시키고, 이어 조음기관이 움직여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호흡 패턴을 키우는 기초로 논문은 가슴우리 안쪽 근육, 배 근육, 그리고 가슴우리의 크기·안정성·대칭성·움직임을 꼽습니다.
03.폐: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스펀지
호흡기관으로는 코와 인두, 후두, 기관지와 폐, 횡격막과 늑골 근육, 복벽근 등이 있고, 서로 긴밀하게 작용하며 호흡을 돕습니다. 논문은 이 기관들을 인체 해부 모형으로 하나씩 열어 보입니다.
폐는 주요 호흡기관이지만 스스로 줄거나 부풀지 못합니다. 논문은 폐를 한 쌍의 탄력 있는 스펀지에 비유합니다. 신선한 공기를 피에 공급하고 묵은 공기를 내보내지만, 탄력이 있어도 스스로 공기를 들이쉴 수 없고 노래를 위해 공기를 밖으로 밀어낼 수도 없습니다.
폐 안으로 공기가 들어오는 과정을 폐환기라 하고, 이는 많은 양의 공기가 한꺼번에 흐르는 '용적류(bulk flow)'로 이루어집니다. 용적류는 공기 통로 양끝의 압력 차이로 움직입니다.
| 폐 안의 압력 | 공기 | |
|---|---|---|
| 들숨 | 대기압보다 낮아진다 | 들어온다 |
| 날숨 | 대기압보다 높아진다 | 나간다 |
해부 모형은 심장이 폐에 둘러싸여 있고 그 아래 횡격막과 간이 차례로 놓인 모습, 장기를 떼어 낸 뒤 늑골이 척추로 이어진 모습, 늑골과 폐까지 떼어 내면 후두와 식도, 폐로 이어진 기도가 보이는 모습을 차례로 보여 줍니다.
04.횡격막: 가슴과 배 사이의 마루
횡격막은 들숨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날숨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논문은 횡격막을 '배의 천장' 또는 '가슴 안의 마루 바닥'으로 부르며, 폐·내장기관·심장 사이에 가로로 놓인 힘줄 조직으로 설명합니다. 위쪽으로 둥글게 솟은 모양이고, 왼쪽보다 오른쪽 천장이 조금 더 높은 이중 천장입니다. 위로는 폐와 심장이, 아래로는 나머지 내장이 있습니다.
숨이 나가는 원리는 풍선과 닮았습니다. 들숨이 끝나면 들숨 근육을 자극하던 신경이 멈추고, 근육이 풀리며 폐가 본래 부피로 돌아갑니다. 논문은 이를 '수동적 탄성 반동'이라 하고, 이때 폐 안의 공기가 기도를 지나 밖으로 나가는 것을 '수동적 호기'라 부릅니다.
| 날숨의 종류 | 언제 | 어떻게 |
|---|---|---|
| 수동적 호기 | 안정 시 | 근육을 쓰지 않고 폐의 탄성 반동으로. 다만 날숨 초기에도 들숨 근육 일부가 수축을 유지해 호흡이 리듬 있고 부드럽게 이어진다 |
| 수의적·능동적 호기 | 숨을 많이 쉬어야 하는 운동 때 | 날숨 근육이 수축해 날숨을 적극적으로 밀어낸다 |
05.숨을 들이는 근육, 내보내는 근육
들숨 때 흉곽에 붙은 근육들과 횡격막이 수축하면 가슴 안 부피가 커지고 압력이 낮아져 공기가 폐로 들어옵니다. 논문은 그 가운데 횡격막이 가장 중요한 근육이라고 적습니다. 안정 시 가슴 안 부피의 60~70%를 횡격막이 담당하고, 나머지를 흉곽이 담당합니다.
| 근육 | 하는 일 | |
|---|---|---|
| 들숨의 중심 | 횡격막 | 수축하며 가슴 안의 위아래 지름을 늘린다 |
| 들숨을 함께 | 외늑간근 | 늑골을 바깥 위로 당겨 앞뒤 지름을 늘린다. 안정된 호흡보다 깊은 호흡에서 주된 작용 |
| 들숨 보조 | 사각근·흉쇄유돌근·소흉근·승모근·대흉근 | 안정 시에는 거의 작용하지 않고, 운동 때나 의식적으로 강하게 들이쉴 때 쇄골과 윗늑골을 들어 올리고 횡격막 운동을 안정시킨다 |
| 날숨(안정 시) | 없음 | 흉곽과 폐의 탄성으로 수동적으로 |
| 날숨(과환기·운동 시) | 내복사근·복직근 등 배벽 근육 | 수축하면 횡격막이 올라가고 늑골이 아래 안쪽으로 당겨져 폐 안 압력이 높아진다 |
| 힘껏 내쉴 때 | 내늑간근(주동), 복직근·복횡근·복사근(보조) | 늑골을 안쪽 아래로 움직이고 복압을 높여 횡격막을 밀어 올린다 |
흉곽도 호흡의 중요한 장치입니다. 등뼈와 늑골, 가슴뼈로 이루어진 원통 모양 구조로, 위는 좁고 아래는 넓습니다. 늑골이 관절로 척추에 이어져 있어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고, 그 움직임으로 원통의 부피가 바뀝니다.
표의 '들숨 보조' 줄은 3편에서 본 흉식호흡의 문제와 이어집니다. 논문은 강하게 들이쉴 때 이 보조 근육들이 쇄골과 윗늑골을 들어 올린다고 적습니다.
06.오늘의 연습
논문과 강좌가 짚은 점을 연습할 때 확인할 항목으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짧게 들이쉬고 서서히 내보내기 — 재빨리 들이쉬고, 그 숨을 조절하며 서서히 내보냅니다(02절, 논문 인쇄 p.71).
- 들숨에 쇄골이 들리는지 — 강하게 들이쉴 때 쇄골과 윗늑골을 들어 올리는 것은 보조 근육의 일입니다(05절, 논문 인쇄 p.80). 노래하는 들숨에서 쇄골과 어깨가 올라가는지 살핍니다(3편, 논문 인쇄 p.67).
- 코로 들이쉬고 어깨·가슴 고정 — 강좌 6화 흉성발성법은 흉성 발성의 첫 두 단계로 코로 들이쉬기와 어깨·가슴 고정을 듭니다(영상 설명).
이 편에서 함께 볼 강좌는 시즌1 6화 '흉성발성법'입니다. 강좌 설명에는 흉성 발성 4단계 — 코로 들이쉬기, 어깨·가슴 고정, 혀뿌리·연구개, 입 모으기 — 가 적혀 있습니다. 앞의 두 단계가 이 편의 숨이고, 혀뿌리와 연구개는 12편 · 흉성에서 이어집니다.
07.다시 보기
세 가지 숨의 차이는 3편 · 흉식·늑골·복식호흡에, 숨을 받아 소리를 만드는 후두와 성대는 5편 · 후두와 성대에 이어집니다. 짧게 들이쉬고 길게 다스린 숨으로 부른 노래는 더크로스 'Don't Cry'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폐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 그래서 숨은 연습할 수 있는 것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