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더크로스(THE CROSS)의 보컬 김혁건(KIM HYUK GUN)은 박사 논문에서 공명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후두에서 생긴 소리는 그 자체로는 약해서 멀리 가지 못하기 때문에, 공명이 "마치 메가폰과 같이" 그 소리를 키워 준다는 것입니다.
이 글은 연재 아홉 번째 편으로, 5~8편에서 본 성대의 소리가 몸속 어디에서 커지는지를 논문의 '공명기관' 절 가운데 구강·연구개·인두강으로 정리했습니다. 비강과 부비강은 10편, 공명을 만드는 순서는 11편에서 이어집니다.
01.공명: 함께 울려 커지는 소리
논문은 공명을 두 가지로 정의합니다.
| 관점 | 정의 |
|---|---|
| 물리학 | 진동계가 자신의 고유 진동수와 같은 진동수의 바깥 힘을 주기적으로 받아 진폭이 뚜렷하게 커지는 현상 |
| 발성 | '함께 울림' — 하나의 발음체가 내는 세력을 다른 발음체가 흡수해 울림이 증폭되는 것 |
성대의 진동으로 생긴 소리는 매우 작고 음색이 거의 없습니다. 이 소리가 공명강을 지나며 울림이 커지고 배음이 더해져 아름답고 큰 소리가 됩니다. 논문은 여기에 관여하는 공명기관을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진 '음향통'이라 부르고, 관련 기관을 통틀어 공명강 또는 공명체라 합니다. 공명의 위치와 정도에 따라 음색과 음량이 달라집니다.
논문은 가르시아의 가르침 — "성악가의 진정한 입은 인두(pharynx)이다" — 을 인용하며, 성대에서 생긴 작은 소리가 기관을 지나며 각 부분의 공명강에서 증폭되어 소리가 커지고 음색이 풍부해진다고 적습니다.
02.몸이 악기다
논문은 바이올린과 기타를 예로 듭니다. 줄을 활로 긁거나 손으로 튕겨 난 소리가 그대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공명통에서 울려 더 크고 아름답게 들립니다. 사람의 목소리도 성대에서 만들어진 소리가 성도를 지나며 그 모양에 따라 공명해, 입술과 콧구멍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논문은 "가창자는 자신의 몸이 악기"라고 적습니다.
| 악기 | 소리를 만드는 곳 | 소리를 키우는 곳 |
|---|---|---|
| 바이올린·기타 | 줄 | 공명통 |
| 사람의 목소리 | 성대 | 성도의 공명강 — 입과 코로 나간다 |
머리에는 공명 공간이 많습니다. 논문은 안강, 비강, 구강, 인두강, 두강, 상악동, 전두동을 들고, 머리의 공간을 울리는 것을 두성이라 부릅니다.
03.단단한 울림통, 부드러운 울림통
공명이 일어나려면 공기가 진동할 수 있어야 하고, 공기가 진동하려면 빈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공명강 역할을 하는 몸의 기관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데, 논문은 그 재질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고 정리합니다.
| 공명기관 | 예 | 소리에 주는 것 |
|---|---|---|
| 단단한 부분 | 치아, 경구개 | 음색을 화려하게 만든다 |
| 부드러운 부분 | — | 짧고 빠른 떨림을 흡수해 소리의 질을 부드럽게 만든다 |
몸속의 빈 공간이 모두 공명강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음향학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나뉜다고 논문은 적습니다. 노래할 때 울림이 느껴지는 곳이라고 해서 공명강으로 기능하는지도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입니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대표 공명강은 구강과 목구멍(인두)이고, 그 모양과 크기는 입술과 혀, 턱과 연구개가 조절합니다. 그래서 공명을 키우려면 노래할 때 이 기관들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논문은 정리합니다. 공명기관의 모양과 크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04.구강: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을 울린다
구강은 입 안의 공간입니다. 위로는 구개, 옆으로는 구협주, 아래로는 혀로 경계를 짓고, 입술·잇몸·이로 둘러싸인 구강전정과 그 안쪽의 고유구강으로 나뉩니다. 구강은 모음을 구별하게 하고 자음을 만드는 데에도 쓰입니다. 논문의 표현으로 구강은 소리를 단어로 바꾸는 곳입니다.
| 구강에서 | 논문의 설명 |
|---|---|
| 공간 만들기 | 하품을 자연스럽게 하듯 후두를 내리고 연구개를 들면 공간이 생기며 공명강이 만들어진다 |
| 크기 | 인두강과 함께 최대의 공명강이며, 혀의 넓이·모양과 아래턱의 움직임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 |
| 고음 | 구강을 최대한 열어야 하고, 입이 크게 벌어질수록, 입의 공명량이 클수록 쉽다 |
| 주의 | 지나치게 열면 인두와 후두에 긴장이나 무리를 줄 수 있어, 구강을 열 때는 인후가 올바른 위치에 있어야 한다 |
그리고 논문은 한 가지를 분명히 짚습니다. 노래할 때 입 안을 아무리 넓혀 놓아도, 횡격막의 작용으로 폐에서 밀려 나온 공기가 입으로 곧장 빠져나가면 초점이 없는 소리가 된다는 것입니다. 공간을 만드는 것과 그 공간을 울리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05.연구개: 코와 입 사이의 문
연구개는 위 치열에서 이어지는 경구개 뒤쪽의 부드러운 부분이고, 그 끝 가운데에 구개수(목젖)가 있습니다. 연구개와 경구개는 비강과 구강 사이를 나누며, 말소리와 공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상황 | 연구개 |
|---|---|
| 콧소리(통비음)를 낼 때, 숨을 들이쉴 때 | 내려간 채로 있다 |
| 구개모음을 낼 때 | 빠르게 비강을 막는다 |
| 보통의 발성 | 위로 올라가 있다 |
흥미로운 대목도 있습니다. 숨을 들이쉴 때는 비강으로 공기가 들어오므로 비강이 열려 있고 연구개는 올라가지 않지만, 마치 연구개가 끌어올려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논문은 적습니다. 발성할 때에도 이런 느낌이 생긴다고 합니다.
06.인두강: 세 칸으로 된 관
인두강은 인두 안의 빈 공간으로, 코의 뒷부분에서 성대의 윗부분까지 이어지는 긴 튜브 모양입니다. 코와 입으로 들어온 공기나 음식을 식도나 후두로 보내는 통로이고, 논문은 인두강을 공명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 가운데 하나로 꼽습니다.
| 부분 | 자리 | 노래에서 |
|---|---|---|
| 상인두(비인두) | 코의 뒤쪽 통로에서 시작해 연구개 위, 두개골 아래에서 연구개까지 | 두성으로 높은 음을 낼 때 쓰인다 |
| 중인두 | 구강 뒤쪽, 연구개와 후두개 사이 | 중성을 낼 때 쓰인다. 구강과 함께 가장 중요한 공명강 가운데 하나 |
| 하인두(후인두) | 후두개에서 성대 윗면까지 | 크기는 목구멍의 수축과 혀 뒷부분으로 조절된다 |
구강과 중인두는 후두에서 생긴 작은 음을 키울 때 늘 함께 작용합니다. 논문은 노래할 때 느끼는 두 가지 감각을 이 구조로 설명합니다.
- 목이 조이는 느낌 — 여러 원인으로 중인두가 수축할 때.
- 목이 열리는 시원한 느낌 — 입천장이 둥글게 되고 목젖과 연구개가 위로 붙을 때.
목젖(구개수)의 움직임으로 공기와 목소리가 나가는 방향이 바뀌면 음색도 바뀝니다. 비강과 상인두강에 공명이 많이 더해질 때를 논문은 '목소리의 비음화'라고 부릅니다. 비강은 10편에서 이어집니다.
07.오늘의 연습
논문과 강좌가 짚은 점을 연습할 때 확인할 항목으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하품 공간 — 하품하듯 후두를 내리고 연구개를 든 채 '아'를 냅니다. 입 안이 넓어도 숨이 입으로 곧장 새 나가면 초점이 없는 소리입니다. 공간을 만든 뒤 그 공간이 울리는지 듣습니다(04절, 논문 인쇄 p.97).
- 입은 크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 고음에서 구강을 크게 열되, 인두와 후두에 긴장이 생기지 않는지 살핍니다(04절, 논문 인쇄 p.97).
- 목이 조이는지, 열리는지 — 노래할 때 목이 조이는 느낌이 드는지, 입천장이 둥글게 되고 목젖과 연구개가 올라가 목이 열리는 느낌이 드는지 구분해 봅니다(06절, 논문 인쇄 p.99).
이 편에서 함께 볼 강좌는 시즌1 3화 '공명공간과 쓰임새'입니다. 강좌 설명에는 혀뿌리 내리고 연구개 올리기, 구강 공명과 비강 공명, 그리고 횡격막·성대·공명의 '삼박자'가 적혀 있습니다. 혀뿌리 내리기는 12편 · 흉성에서 이어집니다.
08.다시 보기
성구와 가성은 8편 · 가성과 성구에, 코와 얼굴 뼈 속의 울림통은 10편 · 비강·부비강과 비성의 활용에 이어집니다. 김혁건과 박기영이 함께 부른 듀엣은 김혁건과 박기영의 'The Prayer': '불후의 명곡' 2017 신년 특집 우승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몸이 악기라면, 연습은 그 악기의 울림통을 찾아 가는 일입니다.